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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속초 고성으로 조용한 여행(20.05.09) 본문

우리가족 이야기

5월, 속초 고성으로 조용한 여행(20.05.09)

더더좋은날 2020. 10. 6. 23:00

4월 첫 시도했던 잠행 같은 여행을 경험 삼아 가급적 1~2개월에 한 번 정도는 여행을 가야겠다고 마음먹게 됐는데,

그 이유는 예한이 때문이다. 

코로나19가 세상을 덮친 뒤 수 개월째, 학교는 문을 닫았고 복지관도 문을 닫았고 수영장도 문을 닫았고 스케이트장도 문을 닫았으며, 놀이시설, 치료센터도 문을 닫았다. 성당 주일학교 조차 문들 닫았으니 갈대가 없었다.

상황이 이러니 예한이과 같은 발달장애 아이들은 퇴행이라는 반갑지 않은 현상과 맞닥뜨리게 된다. 전에 보다 심한 짜증, 전에 없었던 행동들을 보이며 가족들도 함께 힘겨움이 더하게 된다.

 

여행을 다녀오면서 아이의 상태가 다시 좋아졌다. 그러나 약발이 떨어지니 다시 퇴행이다. 그 주기가 한 달 정도인 것 같았다. 그래서 가급적 한 달에 한 번은 야외로 나가서 바람을 맞는 것으로 계획을 세웠다.

특히 5월이다. 여행하기 얼마나 좋은 계절인가?

이번에도 철저하게 최대한 사람과의 접촉을 피하며 비대면으로 안전을 담보한 가족여행을 계획하고 이행했다.

5월 여행지는 예한이가 노래를 부르는 시골마을을 체험할 수 있는 곳인 강원도 고성으로 정했다.

농촌 생기가 도는 계절이 5월이다.

그래서 여행지는 왕곡마을과 천진해변이다.

어느새 고성은 우리 가족의 단골 여행지가 되었다.

이번 펜션은 전에 가보지 않은 쏠마린펜션 예약했다.

 

아~ 여행 가는데 아침부터 비가 내린다.

"비 언제 그쳐요?"  아들은 출발하고부터 이 말을 반복하며 짜증이다.

그러게.... 비는 언제 그치냐?

다행히 짜증이 오래가지 않았다. 정말 다행이었다.

 

점심은 고속도로 내린천 휴게소 롯데리아에서 먹을 것을 사다가 야외 테이블에서 먹으려고 계획했는데

막상 도착하니 비 때문에 밖에서 식사는 불가능했다. 낭패다.

일단 롯데리아로 들어가 보니... 웬걸? 테이블은 코로나19 위험에 대비하여 안전하게 배치되어있었고 사람도 없었다.

그래서 편안하고 안전하게 점심은 안락하게 해결!

 

비 내리는 왕곡마을에 우산 쓰고 산책하는데

봄비라 그런지 싱그러움에 흠뻑 젖은 기분으로 나름 괜찮았다.

 

이제 쏠마린 펜션에 도착해서는 바다 구경하며 쉬기

출출할 때 사발면으로 기분을 위로하고~ 룰루랄라다.

펜션은 홈페이지와 다를 바 없이 깨끗했고 전망이 매우 탁월한 펜션이다.

흐린 바다도 운치 있고 볼만 했다.

 

아침에 눈을 뜨니, 언제 비라도 왔었냐는 듯 쾌청한 하늘이 열렸다.

바다도 푸르고 하늘도 푸르러 푸르름에 눈이 부실 지경이었다.

이렇게 맑은 하늘과 파란 바다가 어우러진 광경을 본 적이 있었던가? 

비록 어제는 비가 내려 아쉬웠지만

그 아쉬움을 씻어주기 충분한 비 개인 아침이었다.

날씨가 너무 좋아 하루 더 쉬고 싶은 마음이었지만 

도심 속 내일을 위해

다시 만날  8월을 기약하며 서울로 회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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