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슬이랑 예한이랑
가을제주도 가족여행 3박4일(셋째날) 본문
세번째 날 새벽, 문득 눈을 떠 보니 와우 또 일출이다. 졸린 눈 부벼대며 일단 한컷 담았다. 이 콘도 전망하나는 고급지다.
이제 제주 3일차 일정이다. 어찌보면 제주 투어의 마지막 이다. 오늘 투어 주제는 평화와 한라산이다.
5년 전 제주도 여행 때 강정까지 와서는 해군 기지 공사 펜스만 보고 돌아갔던 그 강정을 다시 가는 것이다. 오늘 혹시나 문정현 신부님을 만날수 있을까? 그런 기대를 하고 강정으로 길을 잡았다. 첫번째 방문지는 성프란치스코 평화쎈터다. 평화쎈터는 오랜기간 제주 해군 기지반대 평화운동에 함께한 제주교구가 중심이되 강정마을에 건립된 센터다.
센터를 돌아보고 난 후 강정 천막미사시간 까지 여유가 있어 인근 강정천 주상절리대를 잠시들렸다. 화강암으로 형성되 개천을 따라 맑은 물이 흐르고 그 개천을 따라 가다 보면 바다와 만난다. 개천의 끝, 바다의 시작점을 바라보고 있노라며, 약간의 두려움과 함께 묘한 감정이 든다.
시간에 맞춰 강정평화미사가 봉헌되는 장소 그러니까 천막미사가 본헌되는 천막교회로 이동했다. 막 도착 할때 쯤 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마침 운도 좋은 지라 존경하는 우리 신부님, 문정현 신부님께서 계셨다. 거기다. 평화미사에서 신부님 강론을 듣게 되어 참으로 의미있었다. 미사가 끝나고 서울에서 왔다면 인사를 드리는 우리 가족을 대하시며 무척 기뻐하사는 모습을 뵙고 감사했다. 모든 분들이 갈 길을 떠나고 우리도 차를 타고 길을 나섰다. 떠나는 길 강정 해군 기지 입구에서 신부님께서 홀로 비바람을 맞아가며 피켓한장을 들고 강정 평화를 열정적으로 외치고 계셨다. 아~ 저분께서 거리의 신분님, 저분께서 이땅 이곳의 예수님의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백미러로 연로하신 신분님께서 점점 멀어짐을 느끼며 아쉽고 죄송한 마음로 한라산을 방향을 잡았다.
제주 날씨는 종잡기가 어렵다. 특히 한라산의 날씨는 그렇다고 한다. 어제까지 그렇게 좋던 날씨가 오늘은 비가 온다. 다행이 비가 그쳤는가 십더니 한라산자락으로 오르니 안개와 비가 계속되고 있었다. 우리 가족의 등반 코스는 영실에서 윗세오름까지다. 우비하나씩 사입고 등반을 시작했다. 조금 오르다 보니 비는 그쳤지만 나무가지에서 떨어지는 빗방울 때문에 그치나 마나했다. 가파른 길, 산길을 지나서 타트인 코스를 만나면서 부터 안개 낀 길이 신비롭게 느껴졌다. 평일인 데다 시간도 좀 늦었고 비까지 오는지라 등산객도 별로 없어 스산하기까 했지만 내륙에서 볼 수 없었던 한라산만의 묘한 등산에 아이들도 만족하는 듯 했다. 그렇게 윗세오름까지 올랐는데 헐, 사발면 판매가 끝났다고 한다. 기상 조건이 좋지 않아 영엄 마감했고, 안전을 위해 빨리 내려가라는 것이다. 하기야 여기까 오는데 내려가는 사람들만 있더라. 그렇지만 우리 아들 사발면 못먹으면 안내려 간다고 버틸지 모르게에, 아니 그것도 그렇지만 자폐아이들의 특성상, 여기까지 힘들게 왔는데 정신적으로 혼란스러워 할께 뻔하기에 통 사정을 해서 사발면 하나를 끌여 달라는데 성공 했다. 우리 딸도 배 많이 고팠을 텐데, 동생 달래는데 더 적극적으로 나서줘서 어찌나 기특하던지 쌍둥이 지만 어엿한 누나다. 사발면을 끌여 먹이고 내려가는 데 마음이 급해졌다. 다행이 올라오다 만난 일행을 하산 길에 만나게되어 기뻤다. 그리고 그 일행 중 한분이 우리 아이들에게 말해주었다. "이제 곧 하늘이 열릴게다"
하산길에 비가 완전히 그치면서 한번씩 아개가 사라지면서 푸른 하늘과 한라산의 오색 단풍 절경이 펼쳐졌다. "이제 곧 하늘이 열릴게다" 라는 말이 바로 이 말 이었다. 한번씩 펼져지는 비경에 올라 갈 때 힘들었던 생각은 다 잊어버렸다. 설악산, 내장산에서 보던 단풍 가을산과는 또 다른 웅장함이 있었다. 하늘이 한번씩 아주 잠깐씩 열릴때 마다 와~ 하는 탄성을 아니 지를 수 없는 장관이었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비오는 날임에도 불구하고 가을 오색 단풍이 찬란했던 한라산을 보았으니 오늘 등산은 대 성공이다. 사발면 한그릇씩 했으면 더 좋았을 텐데 말이다.
3박 4일 가을제주여행 4일차는 편안하게 리조트 풀장에서 쉬다가 귀가하는 것으로 일정을 마무리했다. 여로모로 아주 알찬 여행을 한것 같아 뿌듯했다. 날씨도 도와줬고 무엇보다 아이들이 엄마아빠와 잘 놀아 줬고 아이들과 함쎄 제주에서 평화를 체험했다. 여행 다녀 온지 1년이 다되어서 올리는 후기지만 추억은 남겨 놓지 않으면 잊혀지기 마련 아니던가? 늦었지만 엉성하게 남아 기록해 둠이 바람직하지 않겠나? 제주 봄에도 한번 가봐 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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