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슬이랑 예한이랑
아이들아 미안하다 본문
평일 귀가 시간이 항상 11시 이후다 보니 아이들 보기 쉽지 않다.
어제 간만에 도착한 시간이 10시 경
그때까지 아이들이 잠을 청하지 않고 놀고 있다.
반갑게 맞아주는 예슬이
갑작스런 아빠의 등장으로 우리 예한이는 긴장했나보다.
뽀뽀해 달라고 달려드는 아빠의 얼굴을 자꾸만 밀쳐내면서
"초록색이야" "불켜줘" "아니야 불꺼죠" 이러저런한 말들을 쏟아낸다.
예한이 에게 평일 아빠가 갑자기 일찍들어온것은 예한이 일상에서 벗어난 일일것이다.
반간운 마음보다. 비계획적인 일의 발생했다는 것에 더 마음이 쓰이는가 보다.
그렇지만 이내 얼굴에 화색이 돈다. 그리고 아빠 어깨위에 올라타 서커스를 즐긴다.
예슬이는 오늘 처음으로 피아노 학원에 다녀왔다고
자랑이 대단하다.
조막만한 손으로 피아노 건반을 누른다고 생각하니 여간 신기한것이 아니다.
아마 잘 할거다. 감각도 있고 손놀림도 야무진 아이이니 말이다.
늦은 시간 아내가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소리가 참 곱다.
보기 좋다.
책읽는 엄마 주위에서 딩굴딩굴 장난을 치는 예한이
깔깔거리는 예슬이 행복한 한폭의 그림이다.
그리고 난 건너편방 PC앞에서 열심히 무언가를 정리하고 있다.
피곤해서 오늘은 좀 일찍 자려했는데
막상 집애 들어오니 또 욕심이 생긴게다.
아니 흔들릴 것 같은 마음을 다잡기 위한 자기 수양이라고 할까...
아이들 제우는 그 짧은 시간조차 함께하지 못하는 아빠가
아이들과 아내는 야속할 수 도 있겠다.
참 바쁘게 산다. 여유없다.
언제 이렇게 커서
이제 초등학교 입학할 시기이고
난 곧 학부모가 되는게다.
잘키워야 할텐데
아니 잘 자라주어야 할텐데....
돈만 벌어주고 아무것도 해주는것이 없는 아빠인것 같아 아이들에게 늘 미안하다.
이렇게 잘 커 주기를 바라는 마음만 앞서니 말이다.
잘살아야 겠다.
경제적으로 잘사는 것이 아니고
부끄럼 없이 당당하게 그리고 더불어 잘 사는것
그것이 아이들에게 자랑스런 아빠일 것이란 생각으로 위안삼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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