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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과 글쓰기

돈키호테

더더좋은날 2011. 5. 16. 22:34

 

세월은 그져 흘려 보내는 것은 아니다.

인식하든 인식하지 못하든 나름의 경험과 깨달음을 얻는과정은 아닐까?

 

뭔가 잘 풀리지 않는 현실에 대한 완강한 변명으로 보내온 세월

그게 1년 하고 5개월이다.

마치 세상 근심을 다 떠 안은양

때로는 당신들은 왜 그렇게 밖에... 라는 

푸념과 조급함 속에 세월을 보냈다.

 

그러나 이제 조금씩 생각의 미동을 느낀다. 

부질없는 것은 아닐까?

우리가 잘 할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어쩌면 아무것도 아닌 내가 조급한 마음으로 다그친다고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어느 선배의 충고가 맞는것 같다.

"너의 영역을 벗어난 것을 네가 몸부림 친다해서 바뀔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이러다 상처받고 망가지기 십상이라는 .....

희망을 위해 싸운다고 하지만

싸우는 전사에게 희망 이란 없는 것과 마찬가지인 것 처럼.

이겨야만 살아 남을수 있다는 본능적 목적만 남아있는 전사의 삶처럼

정작 희망이 무언지 

내속에 어떤 희망을 키웠는지 모르고 있다는 나를 발견한다. 

 

학교 가기가 점점 두려워 자주 우는 예한이.

매일 매일 학교와 병원, 치료센터 쉬지 않고 예한이를 끼고 다녀야 하는 아내

엄마의 관심과 사랑을 더 받아야 하지만

잘 이해해 주는 기특하기 그지 없는 아직 어린 딸 예슬이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내가 그리고 있는 희망은 어떤 모습인가?

그래도 주말 아빠지만

아내는 야속할 만한 남편을 너무도 잘 이해해 주고 있다.

아이들은 아빠를 자랑스럽게 받아들여준다.

참으로 고마운 일이 아닌가?

 

결코 지금까지 걸어온 삶의 모습이 후회되거나

불투명한 미래가 두렵지는 않다.

동기만으로 변명하자면 잘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다만 전사와 같은 삶을 스스로 지속하는 것은 아닌것 같다.

감정이 앞섰던 의욕이 앞섰던 간에

한때는 전사와 같이 치열하게 살아야 한다는 것이 

운명인것처럼, 책임감인것 처럼 생각해왔다.

이제는 아무도 이해 하지 않는 돈키호테가 되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

그리고 근심의 크기도 근심의 내용도

담겨지고 고민해야 할 그릇이 따로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아마도 조심스럽게 한 발 뒤로 물러 서서 바라보아야 할것 같다.

 

아무도 입지 않고 있는  갑옷을 혼자 입고 있다고 생각해 보자

정말 웃끼는 모습이 아닌가?

돈키호테 처럼 말이다.

지금 까지 내가 그 였는가?

 

무거운 갑옷을 벗어 내려 놓는다고 해서

해야 할 일을 못하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의욕을 죽이고 내자리가 어디인지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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