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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슬이 아빠가 예슬이 아빠에게

더더좋은날 2015. 4. 6. 00:14

 

 

 

 

 

 

 

 

 

 

 

 

 

 

 

 

'주말' 무거움, 답답함, 후회, 슬픔 , 위로, 책임감....짧은 주말 바쁜게 오르내리는 감정을 체험하며  격하게 보냈다.

토요일은 낮동안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밤 9시 정의평화민주카톨릭행동  주최 세월호 아픔을 나누는 부활 성야미사를 다녀왔다.

예슬이, 예한이이와 함께 처음 모시는 부활절 성야미사지만 명동성당 8시 미사를 마다하고 춥고 다소 불편하지만 부활의 의미를 되새기기위한다면 세월호 가족과 함께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 했다.  비록 추위에 몸은 고생했다지만 부활의 의미를 바로 알게 되었으며 답답하고 지쳐있던 마음을 추스릴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고 이루어 질 수 없을 것 같은 절망속에서 다시금 희망을 품고 일어서게 하는 힘 그것이 부활이었다. 고통받는 민중들과 함께하시며 예수님의 길을 실천하시는 신부님들의 가슴을 울리는 말씀들이 찡하게 전해오는 밤, 그 밤에 모신 성체야 말로 세례를 받고 난 후 마음을 다해 모신 성체가 아닌가 싶다.

 

부활절인 일요일, 날씨가 흐려서인지 어수선한 세상 때문이지 예년같은 부활절 분위기는 아니었다. 비록 나만의 생각만은 아니었다. 오후 5시 광화문 광장으로 달려갔다. 토요일 아침 2차 삭발을 하고 출발한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의 영정 행렬을 맞이하기 위해서다. 걱정되어 달려간 광장에 약 5천여명의 시민이 모였다. 이날 집회가 끝날 무렵 세월호 가족들과 함께하는 시민들간 위로와 의지를 다지는 시간이 마련되었다. 수척하고 지친 가족들께서 안고 계신 영정속의 천사같은 얼굴들을 똑 바로 마주 볼수 없었다. 아들의 학생증을 목에 걸고 계시는 상복 차림의 어머님의 슬픈 눈망울도 차마 응시할 수  없었다.  잊지 않겠다는 외침과 함께 내 앞에 서 계셨던 딸아이의 영정을 고이 안고 계시던 아버님을 꼭 안아 드렸다. 순간 흐르는 눈물을 막을수 없었다. 아이를 키우는 아버지로서 어찌 찢어지는 슬픔이 통하지 않겠나. 힘 내시라고 힘있게 안아드렸다. 

참, 이런 우연도....오늘 나와 얼싸안았던 아버님의 영정속 딸 이름이 '예슬'이란다.  내 사랑하는 딸  예슬이와 이름이 같았다. 순간 살짝 놀라기도 했지만 순간 더 마음이 아파왔다. 오늘 예슬이 아빠 둘은 슬픔과 약속을 나누었다.  

 

오늘 나 예슬이 아빠는 세월호에서 예슬이를 잃은 아빠에게 약속 한게다.

함께 하겠다고 끝까지 함께하겠다고 말이다.

돌아보면 세월에 지쳐 속세에 물들어 희망과 정의 이런 것들에서 점점더 멀어졌다.

세월호 진실을 인양해야 되는 이유는 너무도 명확 하다.

세월호의 진신을 드러내는 일은 이 땅에 최소한의 상식을 부활시키는 일이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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