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슬이랑 예한이랑
아저씨도 너희들이 고맙고 사랑스럽다. 본문
아이들이 겨울방학에 들어갔다.
여는 엄마들은 방학이 고충아닌 고충일수도 있다지만
우리아이들 방학은 아내에게 그래도 조금은 여유일수 있다.
적어도 추운겨울 예한이 등하교 길을 지켜주지 않아도 되는 여유 말이다.
이제 겨울 방학이 지나면 우리 쌍둥이 남매가 4학년이 된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예한이가 적응하기에 학교는 더 어려워진다.
근심이 더 늘어간다고 할까?
무엇보다 아직은 동화책 속 주인공 같은 동심이
자기들과 다른 행동을 하는 예한이를 동생처럼 생각하고
마치 경쟁이라도 하듯 보살펴 주는 아이들만의 친절함이 있었기 때문이다.
선생님도 같은반 아이의 엄마들도 3학년까지는 이해해주는 넉넉함이 있기 때문이다.
4학년이 되는 순간 초등학교도 학습경쟁에 몰입되는 시작이며
이때부터 사실상의 통합교육은 힘겨워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부모의 마음 같아선 지금 이순간 시간이 멈춰주기라도 바라는 심정이다.
아내가 같은반 친구들에게 방학에 앞서 고마움의 편지를 보냈다.
선생님께 부탁해 읽어달라고 부탁했다는 편지다.
1년동안 예한이를 잘 돌봐준 어린 천사들
이 천사들이 너무도 고맙고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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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얘들아!
난 예한이 엄마야.
이제 곧 겨울방학이고, 내년엔 4학년이 되지.
한 해 동안 선생님과 너희들에게 너무 고마웠단다.
그래서 이렇게 편지로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구나.
예한이 땜에 힘들었지?
수업 시간에 돌아다니고 이상한 소리도 내서 공부에 방해된 적도 많았을 테고,
급식시간에 밥, 국, 물 등을 흘려서 예한이 주변을 정리해 줄 때도 있었을 테고,
체육시간 이어달리기 경주에서 예한이 모둠은 맡아놓고 져야만 했던 억울함도 있었을 테지.
그 많은 시간들을 이해해 주고 도와줘서 정말 고맙단다.
예한이는 뇌에 손상이 있어서 이해력도 낮고, 집중하는 시간도 짧단다.
예한이 손 자세히 본 적 있니? 너희들 4살, 5살 때처럼 작고 귀여운 손이란다.
아직 너희들만큼 자라지 않은, 그러니까 성장이 느린 아이지.
같은 또래지만 어린 예한이를 놀리지 않고 잘 보살피고 놀아줘서 고맙단다.
4학년이 되면 모두 다른 반으로 흩어지겠지만
예한이처럼 도움이 필요한 아이를 만나면
예한이한테 했던 것처럼 잘해 주렴.
우리들 모두가 다 다른 것처럼 특별히 더디게 자라는 친구들도 있단다.
이런 친구들도 보듬을 줄 아는 따뜻한 너희들이 되었음 좋겠구나.
아침마다 아줌마한테, 그리고 예한이한테 인사를 건네던 너희들의
예쁜 얼굴이 떠오른다.
3학년 2반 친구들아,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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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기운이 찾아들때면
이 천사같은 아이들과 예한이는 해어져야 한다.
지금까지 동생과 같은반을 자청했던 쌍둥이 누나 예슬이도 이제는
동생을 돌봐야 하는 책임을 내려줘야 한다.
세월이 흘러 내가 늙는 것도 죽음이 다가오는것 같아 아쉽지만
점점 더 각박한 세상으로 아이를 내보내는 것이 운명임을 알기에 불안한 마음이 엄습한다.
몇주전 갈토 하교길
학교를 마치고 우루르 몰려 나오는 아이들이 예한이 주위를 둘러싸고
마치 어린 동생과 작별하듯 인사를 나누는 그 사랑스런 모습을 잊지 못한다.
이 어린동심처럼 예한이가 마주해야할 인간관계가, 사회가 그랬으면 얼마나 좋겠나?
예들아 이 아저씨도 너희들이 너무도 사랑스럽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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