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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과 글쓰기

나쁜 남편

더더좋은날 2010. 7. 14. 21:51

 

노사협의회 교섭이 타결되었습니다.

중요한 사안,

이것만큼은 해야한다는 사안은 해결되어 기쁩니다.

모두가 잠시동안의 회한을 안고

경색되었던 지난 시간을 풀어 봅니다.

차 한잔에 덕담이 흐르는 것이 인지 상정 입니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마무리의 임무가 또 남아있습니다.

그렇게 어딘가에서 다듬고 또 다듬는 시간을 보내야 합니다.

가장 먼저 분노하고 가장 마지막 까지 감정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할

임무가 바로 선전이 아닐까 합니다.

조금 지침을 느낍니다.

 

오늘 아침은 아내 눈치를 살피느라 몸들바를 몰랐습니다.

아침 일찍 부터 아들 예한이가 엄마를 힘들게 했나봅니다.

목욕탕에서 서글프게 우는 아이 소리에 잠이 께어 살펴보니

아내가 많이 화가나 있었습니다.

불쌍한 녀석, 속이 상합니다.

남들처럼 못되게 굴어서가 아니라, 자신의 한계인것을 ....

혼줄이 난 아들을 안고 소파를 오니

녀석 울면서도 아빠가 반가운지 장난을 치려 합니다.

정말로 천사보다 천진한 아이입니다.

아침을 먹으면서 내내 눈물을 흘리는 아내에게

아무 말도 할수 없었습니다.

많이 미안해서, 무심한 남편이 된것 같아서

아무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얼마나 힘들겠나...

참 많이 힘들텐데, 고작 남편은 외부일로 늦은 밤에야 들어 갑니다.

"갑자기 미래가 막막해서 그렇다"는 아내의 문자 메세지를 보고

가장인 내가 느껴야 하는 미안함의 깊이는 깊어 집니다.

그렇습니다.

노동조합 한다고 설치는 동안

정작 내 가족의 미래는 생각이나 하고 있는지.

참 나쁜 남편입니다.

참 철없는 남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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