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슬이랑 예한이랑
수성동 계곡에서 부암동까지 본문
우리 아들 덕에 이렇게라도 움직인다.
언제부터 윤동주시인문학관을 가자고 노래를 부르는 예한이, 3월 14일 간만에 쾌청한 주말 나들이 나섰다.
이번 나들이 코스는 사직단에서 출발하여 수성동계곡을 지나 목적지인 윤동주시인 언덕으로 정했다. 산책 중 예전 할머니댁인 부암동을 둘러 내려오기로 했다.
길을 지나다 보면 아기자기한 예쁜 거게들이 곶곶에 생긴것을 빼고는 옛 모습 정겨운 평범한 마을 이다.
동네 산책하는 기분으로 가볍게 길을 걷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본격적인 산행에 앞서 점심을 먹고 오르기로 했는데 동네 예쁜 분식집이 눈에 들어왔다.
테이블 몇개 없지만 나름 장인 정신이 느껴지는 분식집 이름하여 '남도 분식'. 우리도 모든 테이블에서 먹고 있었던 즉석 떡볶이를 시키고 치즈김밥, 만두, 어묵을 주문하여 호로록.....조금만 늦게 들어갔으면 한참을 기다릴뻔 했다. 맛집인가 본데, 먹어보니 맛집 맞다. 홍보해 줘도 욕 안먹을 듯한 분식집
남도분식에서 조금 더 오르면 작은 박물관이 있다. 그 이름하여 기억이 안 나네?
여기가 수성동계곡 이다. 아파트를 철거하고 복원했다고 한다. 참 아무 생각 없는 난 개발이다. 이 계곡을 시작으로 그리 어렵지 않은 인왕산길 산행이다.
천천히 길을 걷다 보닌 아들이 노래 불렀던 윤동주 시인 박물관과 시인의 언덕이다. 엤날 135번 버스를 타면 이곳 부암동 고개를 지났었다.
이제 하산은 아빠 엄마가 살던 부암동 골목길을 거쳐 가는 길이다.
예전 알파문구는 부암동의 명물 에스프레소로 깔끔하게 변신했고 비디오 가게 동네 수퍼... 그 때 그 집들은 치킨집, 레스토랑, 카페로 변신했다. 오르막 길 한때 아내가 살던 오래된 연립주택을 지나치고 나니 박노해 시인 사진전이 한창인 카페를 지나게 되었다. 공짜라는데 들어 가 볼까? 박노해! 그래, 한때 그 이름만들어도 설레였다. 늦은 새벽 술잔 기우리면 노동의 새벽을 부르며 노동해방을 노래 했었다. 이제 부르지도 않는 '노동해방 ' 타오르고 살레였던 20대의 벗 박노해 그의 현재 근황이 궁금해 들렀다. 물론 공짜니까.
이제 유명해진 산모퉁이 이곳을 지나서 언덕을 돌아 내려가면 백사실 입구다. 거시서 부터 가파른 내리막길로 내려가면
드디어 아이들 할머니 사시던 집 이다. 아직 머루 넝쿨이 있다. 저 머루 넝쿨은 여름이면 항상 무성한 그늘을 이루었었다.
차 한잔 담배 한대피우면 운치가 저절로 내려 앉었던 그 파라솔도 그대로다. 나는 장가가기 전까지 여기서 살았다. 총각 때는 여름 저녁 기타들고 나와서 노래도 한곡조 불렀지..... 반갑게도 앞집 어르신을 만났다. 어찌나 반갑게 맞아 주시던지....
여기서 부터 한블럭 내려가면 옛 처가집이다.
이길 가파른 언덕 길, 특히 여름에 오를 때는 헉헉 소리가 나는 길이다. 총각 때 술 한잔 하고 억덕 길을 오르다 보면 더워서 잠시 쉬어 가고 싶어진다. 중턱에 앉아 먼산 바라 보면 스치는 바람에 땀이 식고 어느새 누워 자고 싶은 충동을 느끼고 했다.
아직 꽃이 피지 않은 이른 봄이라, 오랜 동네 부암동의 자연과 어우러진 여유로움이 덜하다.
꽃이 만발하고 녹음이 내리면 다시 찾아 와야겠다는 마음을가지며 길을 내려간다.
이른 봄 나들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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