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족 이야기

5월은 계절의 여왕이라 했다.

더더좋은날 2021. 7. 12. 21:46

  토요일 아침 먹고 분주하게 준비하여 길을 나선다. 늘 지체되는 북부간선 도로를 거치고 나면 가평까지 막힘 없이 길이 열린다. 5월은 계절의 여왕이란 명성만큼 산등성이에 내려앉은 초록의 숲이 뿜어내는 빛깔이 곱디고운 계절이다. 그렇게 차창 밖에서 싱그럽게 밀려들어 오는 주변 풍경을 즐기다 보면 드라이브가 즐거운 계절 또한 오월임을 깨닫는다.  가평의 오월도 싱그럽다. 생각보다는 아니어도 잔디도 제법 자랐다. 텃밭에서 키울 작물을 늘려 심었다. 상추, 대파, 고추, 가지, 오이, 호박까지, 시금치는 캐 먹고 그 자리에 씨감자를 심었다. 발육이 늦은 것 같아 걱정이지만 그래도 잘 자라리라 믿고 정성을 다했다. 한 주 한주 지날 때 다르게 자란다.  

 

 

봄이 오면 꽃을 키우고 싶었다. 청평에 꽃집에서 예쁜 꽃들을 사서 옮겨 심었다. 마당을 꽉 채우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양이지만 작은 꽃화분 몇개가 분위기를 확 바꾼다. 

 

 

  봄이지만 유난히 비도 많고 바람도 잦은 오월이었다. 고기를 굽고 있는데 봄비가 부슬부슬 내린다. 처음에는 분위기 좋왔지만 아! 이 파라솔이 방수가 아니다. 슬슬 빗방울이 안으로 떨어지는데... 다행히 다 먹을 때쯤이라 낭패는 면했다. 그러다 문제는 점심때 발생했다.  밖에서 점심으로 라면 끓여먹는 중에 덮친 바람으로 당황스러운 일을 당했다. 파라솔이 넘어지고 만 것이다. 다 일으켜 세웠지만 어딘가 부러져 웬만한 바람에도 힘없이 흔들거려서 도저히 파라솔을 켜 놓고는 라면을 먹을 수가 없어 어쩔 수 없이 땡볕 받아가면 라면을 먹어야 했다. 어찌나 비참하던지... 결국 아내와 내가 동시에 느낌 쪽팔림 끝에 어닝을 설치했다. 파란색 어닝이다. 이제 웬만한 바람은 걱정 안 해도 된다. 특히 비 걱정도 안 해도 되겠다. 만족스럽기 그지없어라. 

 

이제 날씨도 좋아 졌으니 아이들 할머니와 고모 내외를 초대했다. 가평 집에 식구들이 늘어나니 우리 예한 이 가 정말 좋아하는 눈치다. 손님 오는 것을 은근히 즐기는 아이인데 코로나 탓에 손님을 들이지 못하니 정말 아쉽다. 가평은 닭갈비와 집으로 유명한 동네다.  점심 메뉴는 이 동네 명물 숯불 닭갈비와 삼겹살로 준비했다. 

 

 

올 때마다 쉼 없이 일하느라 피곤하고 힘들기도 하지만 봄을 느끼고 봄과 섞이는 것 같아 좋다. 5월은 역시 아름답다.

 

시금치 캐고 고구마 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