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족 이야기

5번째 촛불! 끝내이기리라

더더좋은날 2016. 11. 27. 15:47

  대통령 한사람의 무능, 부폐, 무책임 때문에 150만 국민이 이 추운겨울 시멘트바닥에 나와 앉았다. 참으로 염치 없음에 어의가 없어 이번 주말도 시민들은 모인다. 마치 하늘에 에서 응원이라도 하듯 첫눈으로 축복을 내리더니 촛불이 켜질 밤이되니 계획이라도 된듯 눈은 그쳤다. '눈이 계속 내리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많았다. 아마도 그런 불안감과 걱정이 광장으로 더 많은 사람들을 불러 모았는지 모른다. 이렇게 생각하니 하늘도 우리 편인가? 다행이다. 예슬이, 예한이 꽁꽁 싸메고 우리가족은 다시 광장으로 나왔다. 벌써 오주째가된 것, 단 한번도 불평하지 않고 함께해준 예쁜딸 예슬이, 자폐라는 발달장애를 앓고 있어 집회를 갈 때 마다 걱정이되는 우리 아들 예한이도 일반 아이들 보다 더 기특하고 의젓하게 다섯번의 광장을 지켰다. 이제 이령이 난듯 꾼이 된것 같기도 하고... 고마운 내 새끼 들이다.

 

  아이들에게 "민주주의의 산 역사를 경험해 주고 싶어서 함께 나왔다"는 부모님들이 참 많다. 학교에서는 가르쳐주지 않는 민주주의를  실제 현장에 배우는 것만큼 좋은 교육기회가 있겠는가? 하지만... 어쩌면... 우리 부모 세대가 저지른 정치에 대한 무관심과 편견 잘못된 선택의 결과가 어떻게 되돌아 오는지 아이들은 열공중인가 아닌가? 그래서 아이들과 광장으로 나오는 부모의 마음은 민주주의를 가르친다는 뿌듯한 마음도 있겠지만 미안함과 사죄의 마음도 함께 존재한다는 것이다. 미래세대에 희망을 경작해서 옥토를 물려 주어야 하지만 농사를 망쳤고 미래 세대가 지어먹야 할 땅은 갈라지고 메말라버렸다.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에 대한 답은 이미 나와 있다. 항상 그랬듯 앞으로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을게다. 작금의 사태에 대해서 광장을 나서며 그렇게 생각해왔다. 하늘이 내려주신 마지막 기회다. 너희들 손으로 망친 세상 너희들 손으로 복구하라고 내린 마지막 기회. 난세에 영웅은 커녕 역적들이 옷을 갈아 입고 가면을 바꿔쓰고 말을 갈아탈 준비에 바쁘다. 가려내지 못하면 또 당할 것이고 걸러내면 길을 찾을 것이다. 그래서 안타깝고 불안하다. 건강한 정치 집단,  그 정치집단을 견인할 세력, 구심점이 없다는것. 용광로 처럼 민중은 끓고 있지만 마치 담아낼 그릇이 없는것 처럼. 10%수준의 노동조합 조직율로는 세상을 바꿀수 없다는 것을 말면서도 아직 이 모양으로 남아있는 이유는 왜일까? 위기의 본질은 우리 자신에 있다.

 

  암튼 87년 6월에 어느 저녁, 취루가스가 낭자한 서울역 고가 밑 광장에서 모르는 시민과 어깨동무하고 불렀던 아침이슬의 감동을 광화문에서 다시 느껴본다. 좋은일인가? 그래, 우리 사회가 여적 이모양이라서 부끄럽지만 다행이다. 다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