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어가는 우리동네 가을
도시의 가을도 익어간다.
어제, 토요일 커디션 난조로 낮잠을 많이 잔 덕에 예정된 행사에 가지 못했다.
주말, 집에만 있는게 그래서 성북동 성곽길을 다녀왔다.
북악스카이웨이를 넘어오다 보니 멀리 서울성곽을 따라 빼곡히 서있는 나무들이 울긋불긋히게 보인다.
가는 길인 성북동 길은 은행나무 가로수들이 이미 노랗게 물들었다.
와룡공원에 차를 대고 거꾸러 내려갔다.
멀리 보이는 북악산은 이미 가을이 내려앉기 시작한듯 익어가는 색깔이 완연하다.
내려오는 길 중간에 마을로 통하는 작은 문이 있다. 그 문을 나서니 골목길이다.
내가 어릴적 살고 놀았던 그곳과 닮은 그런 정겨운 골목길
어릴적 술래잡기, 치기장난, 다방구를 할 때면 이렇게 좁다란 골목길 전부가 놀이터였다.
예한이는 골목길을 좋아 한다. 골목길을 보더니 자꾸만 여기저기 가고 싶은 모양이다.
하지만 그러기에는 좀 부담스런 컨디션, 달래서 돌아왔다.
예한이가 좋아하는 그 놀이터, 동네 아이들 놀이가 한창이다.
골목대장 격인 여자아이의 지휘 통제에 따라 사내아이들이 잘 따르고 논다.
녀석 골목대장 포스가 느껴진다.
예한이는 예한이 방식대로 놀이터의 놀이를 즐긴다.
그래도 아이들이 많이 놀고 있으면 항상 더 즐거운 모습이다.
같이 놀지는 않아도 아이들 주변에서 동심을 같이 느끼고 있다는 예기다. 그져 노는 방식이 틀릴뿐이다.
가을이 완연해 지면 이 길이 참 아름다울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아직 그 시기가 이른듯 한다.
햇살을 잘 받은 단풍들은 옷을 갈아 입었지만 대부분의 나무들은 아직 변신 전이다.
조만간 단풍도 물들고 떨어지는 낙엽과 바람이 어우러질것 같다. 사진빨 좀 받을 게다
그때 또 다시 오리라!
집으로 돌아와서 부터 몸살기가 더 심해지더니
넉 다운 되고 말았다.
예전 같았으면 몸살오기전에 기별의 시간이 있었는데
요즘은 감기 기운 느낀 그 날 바로 몸살이다.
그 만큼 몸이 늙었나 보다.
그래도 하루 밤 지나고 나니 살것 같다.
역시 휴식이 약이다.
가능하면 이 가을을 가족들과 느끼고 즐겨야 하지 않을까?
초등학생 마지막 가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