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과 글쓰기

가을은 사내를 추하게 한다.

더더좋은날 2011. 10. 20. 20:18

힘에 부치나?

사무실에서 저녁을 먹다가 갑자기 너무도 적막하다는 느낌이 드는 순간 쓸쓸함이 파도처럼 몰려왔다.

지방 출장을 다녀와 오늘은 일찍 들어가 피로를 풀겠다고 작정했지만 또다시 혼자 야근중이다.

살다보면 가끔은 주마등처럼 펼쳐지는 힘겨웠던 과정을 되세기며 눈시울을 붉힐때가 있듯이

이미 나의 감정은 흐느끼고 있다.

40대 중반의 사내, 그리고 한 가정의 가장이지만

초점없이 무심코 바라보았던 프랭카드의 글귀가

속절없이 안개에 쌓여 흐릿해 지고

이내 이슬이 미끄러져 떨어진다.

 

힘들었나보다.

꾸역꾸역 밥숟가락을 입에 넣으며

몸도, 마음도, 그리고 에너지도 모두 소진된것 같은 느낌이다.

그러나 아직 해야 할 임무가 남아있다.

대답해 주어야 하고

이해시켜야 하고

설득해야 하고

상대에 따라 싸워야 하고 주장 해야 한다.

때로는 고개 숙인 죄인이기도 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는 지켜야 하고 가져와야만 한다.

자판기가 아니고 싶지만 자판기인것 처럼

 

청승맞은 저녁식사였다.

가을은 역시 사나이를 추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