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과 글쓰기

카스타드

더더좋은날 2011. 6. 9. 20:33

 

선배님 한분이 다녀가셨다.

세월이 흘러 생기는 주름살은 피할수 없는 인생의 계급장이지만

선한 얼굴에 그려진 주름은 30여년 기업은행에서 얻은 주름이리라.

이제 퇴직을 앞두고 한가지 두가지 챙겨시기 위해 찾아오신 노동조합 사무실

한가지라도 더 좋은 소식, 좋은 말씀 드리고푼 마음이지만

현실을 설명할수 밖에 없어서 마음이 짠 하다.  

무언가 하실 말씀이 더 있으실것 같은데.

바쁠텐데 찾아와서 미안하다며 자리에서 일어나신다.

 

돌아가시며 고맙다면 살짝 안아주시는 선배님께

선함을 느낀다. 동질감을 느낀다.

많이 부족한 후배에게 진심으로 고맙다는 표현임을 의심하지 않는다.

같이 근무하지도 않았고, 그분의 성품도 모른다.

그러나 왜 인지는 나도 모르지만 감정이 흐느낀다.

 

사람에 대해서 이제 이마당에

얼마나? 어떻게? 라는 평가에 의미를 두지 말자. 

이제 젊은 시절 당차게 열고 들어왔던 문으로 

추억과 회한의 기억들을 껴안은채  

조용히 아주 조용히 나서게 될것이다.

그 순간의 만감을 그 누가 알 수 있으랴

돌아서는 그 작은 어깨에 마음의 응원을 보낸다.

형님! 힘 내십시오!

 

남아 일하는 후배를 위해 남겨두고 가신 카스타드를 보며

또 다시 책임감을 느낀다.

살짝 두고 가신 카스타드가 산해진미의 진수성찬 보다, 

값비싼 선물보다도 소중할수 있는건

순박하리 만치 따뜻한 정이 있어서다.

사람의 마음이 묻어있기 때문이다.

오늘 밤은 쓸쓸한 기분이 든다.

가슴이 자꾸 흐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