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과 글쓰기

아무것도

더더좋은날 2010. 9. 20. 05:37

 

밖에 비가 온다.

올해는 참으로 많은 비가 내렸다.

내려진 브라인드를 끌어 올려보았지만

창을 타고 흐르는 빗줄기만 보일뿐

아직 어둠이 깔린 도시에 차량 불빛조차 없다.

어제 내린 이 비는 분명 뭔가 다르다는 느낌.

가을 비다.

추책없이 내렸던 지난 여름의 비와 다르게

이 비는 가을비가 맞는가 보다.

 

비 때문은 아니지.

이 나이에 가을 탈 일은 없고

비내리는 초 가을밤을 꼬박 지세웠다.

아무것도 이룬것 없이

그냥 까맣게 세웠다.

시작한 일 중 어느것 하나 끝낸것 없이

허망한 새벽이다.

 

슬슬 어깨위로 무거움 느껴진다.

 

너무 돌보지 않은건 아닌지

너무 내 자신을 방치해 온것 같다.

가까운 주위를 너무 오랜시간 방치해 온것 같다.

습관처럼

아무 일도 없는 것으로 착각하며

너무도 잘 알고 있는 것으로 착각하며 살아오다가

그게 아님을 알았을 때 오는 야릇한 심정. 

 

갑작스럽게

모든 것이 낯설다는 느낌

마치 온랜 만에 마주하는 것 처럼

모든 것이 낯선 느낌이다.

가을 타나

 

그래도 어둠이 사라지면

비록 추석 연휴 전날이지만

전투의 생의 열릴 것이다.

의도하던 의도하지 않던 간에

해야만 한다.

그러다 보면 잊겠지

이 낯선 느낌 말이다.

어쩌면 일에 중독되 정녕 내 현실에서는 도피하는건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