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족 이야기

고마운 아이들

더더좋은날 2010. 3. 3. 02:41

고맙다.

걱정 했지만 잘 자라주고 잘 적응해 줘서 고맙다.

오늘, 아니 이제 어제가 되었다.

나의 쌍둥이 분신들 예슬이, 예한이가 초등학교 2학년이 되었다.

야무진 예슬이야 큰 걱정없이 잘 하지만

항상, 보살핌이, 곁에서 도와주지 않으면 불안한 아들 예한이가

1학년을 잘 마치고 이제 2학년이 된게다.

기특하지 않은가?

항상 아기 같은 아이가 그래도 학교생활을 비장애 아이들과 같이

아직까지는 별 탈없이 잘 견디어 주었다.

새로운 친구들과 새로운 선생님, 달라진 교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어려운 예한이가

봄방학을 마치고 난 첫 등교길 아주 점잖게 잘있었단다.

몰론 수업중 형광등을 꺼버리는 별란 행동을 한번 했다지만

그래도 울거나, 불안해 하지 않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했다는 것이

또 하나의 발전이다.

이렇게 조금씩 나아지면 하등 다를게 없는 친구들과 똑 같은 예한이가되는

기적이 올 수있지 않을까?

요즘 무척이나 아빠를 따르는 예한이 , 제법 무거워져서 힘겹지만

아빠에게 척척 엉겨붙는 아이가 여간 예쁘지 않다.

어제는 아빠 곁에서 자겠다고 자리를 바꿔 눕는 파격까지 선보이던 예한이

오늘은 아빠를 기다리다 자는지 아빠 자리에서 아빠 벼게를 베고 천사처럼

잘 도 잔다.  영락없는 천사의 볼에 뽀뽀를 하고 끝나지 않은 책임을 다하기 위해 오늘도 책상앞에서 새벽을 달린다.

 

그러고 보면 요즘 예슬이에게 소흘하지 않았나 싶다.

워낙, 한이가 아빠를 차지하다 보니, 예슬이도 가끔씩 아기가 된다.

아직 어린데 당연한게지.

그래도 동생 돌보고, 같이 놀아주는 예슬이가 정말 기특하다.

곧잘 피아노 연습을 시키지 않아도 하더니 학원에서 제일 빠르단다.

원장의 칭찬이 대단하단다.  아이들 잘 한다는데 기쁘지 않을리 있는가?

휴일이 아니면 놀아주지도 못하고 얼굴 한번 보기 힘겨운데

아빠가 여전히 최고라는 예슬이가 여간 예쁘것이 아니다.

그나마 피곤에 지칠때면 이리빼고 저리빼며 낮잠을 청하기 일수인데

그러고 나면 아이들에게 참 미안타.

 

오늘부터 투쟁이 시작되었다.

이 투쟁이 끝날때까지

아빠는 부재중일게다.

직장의 동료들도 나와 무엇이 다를까?

정시에 퇴근해서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고 싶지 않은 직원들이 어디 있겠는가?

행복을 찾아 주어야 한다.

그것이 나에게 주어진 임무아니던가?

때로는 주위의 시선이 걱정의 시선이다.

회사에 찍혀서 개인 인생에 무에 도움이 되겠냐고

적당히 하라고 한다.

그러나 적당할 수 없다.

내가 가족이 소중하듯이

내가 나에게 주어진 짧기만 한 시간이 소중하고 아쉽듯

그들도 똑 같지 않은가?

시작하지 않았다면 모를까

시작했으니 열심히 해야겠지.

 

이렇게 새벽을 달리면 아침 일어나기는 죽기보다 싫다.

그래도 해야 한다.

즐겁게

예한이, 예슬이가 건강하게 크는 것을 보며

반듯하게 아빠가 견디고 삶을 살아야 하지 않을까?

 

되돌아보면 열심히 살았던것 같다.

책임감있게 살아온것 같다.

그래도 2% 부족하고 아쉬운 그 무언가를 채우기 위해

더 열심히 살아야 한다.

아이들을 위해서

우리 예한이에게 꼭 찾아올 기적을 위해서 말이다.

그럼 내일 아침 투쟁은 좀더 힘차게 열어볼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