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과 글쓰기

이제 혁신해야 할 때! (금융노조 홈피에 올린글)

더더좋은날 2009. 5. 12. 22:49

<금융노조 홈피에 올린글 >

 

자본지장통합법이 통과되어 4월 1일부터 시행되었다.

그리고 금산분리를 보장하는 은행법도 통과되었다.

순식간에,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금융악법이 통과한 자리에 노동조합의 깃발은 보이지 않았다.

찢겨진 깃발이라도 보고 싶었지만, 우수꽝스럽게도 한나라당이 출연한 개그콘서트만

보았다.

이뿐인가 대통령은 '노동의 유연화'만이 살길이라고 호들갑을 떨고 있고 조중동을 비롯한

보수언론과 자본은 박수를 치고 있다. 

 

노조가 방향을 잃고 침묵하고 있을때,

조합원 대중의 동력을 의심하며 주춤거리고 있을때, 
노동조합이 내부 비리에 흔들리고, 위축되어 몸사리고 있을때,

도덕적으로 누구보다도 불결한 이 정권은 위풍당당하게 자본의 입장을

하나씩 관철해가고 있다.

 

이렇게 초법적인 행위 앞에 우리는 어떤 투쟁을 하였는가?     
현실여건 어렵다는 이유로 임금반납이나 삭감 까지도 협상 테이블위에 올려놓는 것을

저울질 하고 마치 귀찮은 듯이 임단협을 빨리 정리하고 푼 다급한 마음만이 읽혀진다.

그렇게 정리하고 나면 금융노조는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 묻고 싶다.

투쟁도 포기하고, 대외활동도 뚜렷한것 없는데, 차라리 독서토론 교실이나 열어서

원칙부터 공부나 하는것은 어떨지 제안해 본다.

 

혹자는 말 한다.  

 '지부는 떳떳하냐고,  본조가 투쟁하자면 따라와 주기냐 하냐?'며...  불쾌함을

감추지 않다.

하지만 되묻고 싶다.

그렇다면 상급단체는 왜 존재하는가?

어디 금융노조 뿐이겠는가?

뻑하면 정책연대를 상기시키는 한국노총도 마찬가지다.

대정부투쟁 박차게 할것 같이 큰소리는 쳐놓코

이내 청와대 만찬은 외면하지 못한다.

그리고 할 말은 했다고 다시 어깨를 편다.

그렇다.  말은 했겠지.  그깟 말은 누가 못할까?

나는 금융노조를 미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듬직하고 믿음직스러운 상급단체의 지도력을 한번만이라도 보고싶은 열망이다.

그래야 지부가 배워 갈 것이 아닌가?

모두가 위기라고 말 한다.

정작 중요한 것은 노동계에 찾아온 위기는 정권의 폭압때문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 시점에서 정말 필요한 대정부 투쟁에 박차게 붙어보지도 못할 만큼

우리의 내면이 그만큼 취약하고 투명하지 못하다는데 있다는 사실이다.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한다.

밟히고 차이고 벼랑끝에 몰리는데

한대 더 맞아줄테니 이제 그만 때릴꺼지?

라고 말하고있는 형국은 아닌지?답답할 따름이다.

이리보나, 저리보나 이제 때가 왔다.

버릴것은 과감히 버리고 아프더라도 도려 낼 것은 과감히 도려내자. 

이것이 '혁신'이 아닐까 한다.

노동운동이 살 길은

그래서 노동조합이 희망이 될수 있는 길은

자기혁신뿐이다.

'본조'든 '지부노조'든 이제 우리스스로를 혁신해야 할 때이다.

누가?

바로 내가!  그리고 우리가!